서울에는 첫눈이 왔다. 예년에 비해 빨리 온 느낌인데 작년 첫눈은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첫눈이 첫눈다워야 하는데 밤사이 당황스러우리만치 많이 왔다.
서울은 20cm가량 왔다고 한다. 1907년 10년 근대식으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11월 적설량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요즘은 뭐든 놀라움을 경신하는 듯하다.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야~란 말이 참 많이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나저나 오늘은 21일간의 오블완 챌린지가 끝나는 날이다. 마지막 날의 이 첫눈은 무엇일까? 공교롭다.
첫눈으로 축하를? 고맙다. 그런데 축하가 과했다. 공무원들은 비상근무 2단계로 격상되어 지금쯤 제설 작업에 여념이 없을 듯하다. 제설대책 2단계에 따라 1만 명에 가까운 사람과 1,500대에 가까운 제설 장비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때 바라본 세상이다. 참 예쁘고 평화롭다. 세상이 온통 하얀색이면 참 싫을 것 같은데, 흰 눈이 덮인 하얀 세상은 뭔가 사람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동화 속의 나를 상상하게 만든다.
자연의 원리에 따라 내리는 눈이지만, 그것을 보고 사람이 느끼는 행복은 참 큰 듯하다. 어린 아이들은 어린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말이다.
마냥 좋으면 아직 어리고 젊은 것이지만, 교통 대란을 걱정하고 질척거리는 거리를 걱정하면 나이 들었다고 하는데. 하.
잠시잠깐 경치를 둘러보며 동심에 빠졌다가 빛이 안 드는 골목길의 빙판과 제설이 잘 되지 않은 숨은 도로들이 생각나 살짝 걱정이 되었다. 늘 그렇지만 눈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환상의 동화나라와 지저분한 거리...
비가 오고 난 후에는 세상의 먼지를 싹 쓸어 간 듯 청량한 느낌이 드는 반면, 송이송이 떨어지며 사람들에게 환상을 주는 눈은 그치고 난 후 세상을 지저분하게 만든다.
저리 예쁘게 산을 흰색으로 장식한 흰 눈이지만, 옥상의 태양열 판에 예쁘게 쌓여있던 눈은 스르르 밑으로 밀려 떨어지기 시작했고, 도로의 눈은 물과 섞여 질척거린다. 사람의 발자국과 차의 바퀴 자국으로 얼룩덜룩하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겠다.
그렇다. 눈 온 후 지저분해지는 세상을 탓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젊은 가보다. 첫눈의 설렘에 때 이른 크리스마스 캐럴 모음집을 듣고 있는 지금, 기분이 참 좋다. 괜히 분위기를 잡아본다. 마음이 평화롭다.
오늘도 폭설이 예고되어 있다. 밤새 운전을 하는 일을 하는 분들, 내일 외부에서 일하시는 분들. 모두모두 사고없이 안전한 하루가 되시길. 그리고 오블완 챌린지도 이제 그만 안녕.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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